기초 수어

학교 상담 및 교직원 면담에서 사용하는 수어 표현(수어 사용자 학생과 보호자를 위한 학교 내 질문, 설명, 요청 중심 정리)

new-story0620 2025. 7. 21. 15:56

수어 사용자에게 학교는 설명해야 할 것이 많은 공간

학교는 지시, 요청, 질문, 평가 등 다양한 말이 오가는 공간입니다. 수업 중 설명을 듣는 것 뿐만 아니라 복도에서 선생님과 마주치거나 교무실에서 면담을 하거나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조정하는 모든 상황에서 말을 기반으로 한 상호작용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수어 사용자 학생에게 학교는 말이 곧 한계가 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의 “오늘 왜 늦었니?”, “과제는 다 했어?”, “엄마한테 전해줘” 같은 말 한마디 조차 수어 통역이 없으면 놓치게 되는 정보가 됩니다.
교무실 면담, 진로 상담, 행동 지적, 성적 피드백, 생활지도 상황에서도 수어 사용자는 자신의 의견을 온전히 말하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수어 사용자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 안에서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어 표현을 정리했습니다.
선생님과 말소리 없이도 질문하고 설명하고 응답할 수 있는 표현을 익히면 수어 사용자도 말하는 학생, 말하는 보호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교 상담 및 교직원 면담 시 사용하는 수어 표현

교무실이나 상담실에서 선생님에게 질문하고 상황을 설명하는 수어 표현

수어 사용자 학생이 교무실을 방문하거나 면담을 받는 상황은 일상적으로 반복됩니다. 이때 수어 사용자는 단순히 지시를 수동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설명하며 자신을 표현할 수 있어야 면담이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슨 일로 불렀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오늘 면담해요?”,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 같은 문장은 면담의 시작을 스스로 파악하고 긴장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제가 먼저 설명할게요”, “어제 상황을 말씀드릴게요”, “그때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요” 등은 자신의 입장을 먼저 정리하고 전달하는 데 필요한 표현입니다.

선생님의 지시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표현으로는 “한 번만 더 설명해 주세요”, “글로 적어주실 수 있어요?”, “지금 바로 해야 해요?”, “숙제 내일까지 맞아요?” 등이 있으며 대화 중에 놓친 내용을 보완하려면 “방금 말씀을 못들었어요”, “수어 통역이 없어요”, “지금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같은 표현도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수어로는 손으로 ‘말하다’, ‘설명하다’, ‘이야기하다’ 같은 동작을 쓰며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시선을 유지하면서 의미 전달이 이뤄져야 합니다.
면담은 지적이 아니라 소통입니다. 수어 사용자도 면담에서 말할 수 있는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학부모 상담이나 담임 면담 시 보호자가 사용하는 수어 표현

수어를 사용하는 보호자는 학교 상담 시 통역 없이 설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많습니다. 이럴 때 교사의 말이 빠르게 지나가면 학부모는 중요한 정보를 놓치고 “알겠습니다”라고 끝내게 되는 경우가 반복됩니다.

이를 피하려면 사전 준비된 수어 표현으로 핵심 질문과 응답을 구조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기본 표현은 “지금 상담 시간이 맞나요?”, “몇 분 걸릴까요?”, “선생님 성함을 다시 알려주세요”, “아이 이름 말씀드릴게요” 등으로 상담의 기본 정보를 확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내용 확인 시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요?”, “아이 반응은 어땠나요?”, “다른 학생도 있었나요?” 같은 표현이 유용합니다.
또한 교사의 설명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한 번만 다시 설명해 주세요”, “글로 써 주세요”, “사진이나 메모 있나요?”, “지금 바로 조치해야 하나요?” 등도 함께 사용됩니다.

보호자 본인의 입장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장으로는 “가정에서도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적은 받아들입니다”, “다만 아이의 상태가 중요합니다”, “학교의 협조가 필요해요” 등이 있으며 의사소통에 제한이 있음을 밝히는 “저는 수어만 사용합니다”, “통역이 없으면 어려워요”, “질문은 문자로 드려도 될까요?” 같은 문장도 필요합니다.

학부모 상담은 단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수어 사용자 보호자가 학교 내 대화의 주체로 존중받는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학교 규칙이나 행동 지도 상황에서 자신의 입장을 말하는 수어 표현

학교에서는 복장, 지각, 휴대폰 사용, 친구와의 갈등 등 다양한 생활지도가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수어 사용자는 자신의 행동이 지적당할 때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어 표현은 “이유를 말씀 드릴게요”, “그때 상황을 설명해도 될까요?”, “제 입장을 말씀드릴게요” 등입니다.
지시를 받은 뒤에는 “이해했습니다”, “다시 하지 않겠습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오늘은 예외 상황이었습니다” 같은 응답도 필요합니다.

특히, 억울하거나 상황에 오해가 있는 경우 “그건 제가 한 일이 아니에요”, “친구가 먼저 시작했어요”, “저는 피해자예요”,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상황을 몰랐어요” 등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수어 문장을 익혀야 합니다.

행동지도는 언어 없이 받아들이면 ‘지시’로 남고, 수어로 말할 수 있을 때만 ‘지도와 대화’가 됩니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언어로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훈련은 장기적으로 수어 사용자의 자기 표현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기회가 됩니다.

 

진로 상담이나 진학 지도를 받을 때 사용하는 수어 표현

중학교·고등학교 이상으로 올라갈수록 진로 상담이나 진학 관련 면담이 중요해집니다. 하지만 수어 사용 학생은 대부분 자신의 미래를 말소리로 설명하기 어렵고, 상담 시간 내내 수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으면 미래에 대한 정보 접근 자체가 단절됩니다.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은 “저는 ○○에 관심 있어요”, “이쪽 분야를 좋아해요”, “관련 과목을 추천해 주세요”, “성적 기준 을 알려주세요” 등이며 진로 설정 초기에는 “무슨 직업이 있나요?”, “청각장애인이 할 수 있나요?”, “학교에 수어 지원 있나요?” 같은 질문도 매우 필요합니다.

대입, 취업, 특성화고 진학 등 경로가 복잡해질수록 “조건을 다시 설명해 주세요”, “언제까지 신청해요?”, “필기시험도 있나요?”, “면접 방법은 뭔가요?” 같은 구체적인 질문이 면담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로 상담은 학생의 자기 의사 표현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자리입니다.
수어 사용자도 자신의 희망, 장단점, 걱정 등을 수어로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는 상담의 질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가 됩니다.

 

수어는 학교 안에서 권리를 표현하고 보호받기 위한 언어

학교는 단지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 스스로 말하고 설명하고, 때로는 반박하고 선택하며 성장하는 공간입니다.
수어 사용자에게는 이 모든 흐름이 통역 없이는 제한되기 쉬운 환경입니다.

하지만 수어를 미리 준비하고, 상황별 표현을 익히면 말하지 않아도 말할 수 있고, 듣지 못해도 소통할 수 있습니다.
상담실, 교무실, 복도, 수업 시간, 진로 탐색, 모든 상황 속에서 수어는 단지 보조 수단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중요 언어입니다.

이번 편에서 정리한 표현들은 학교 안에서 수어 사용자가 의사를 전달하고, 권리를 설명하고, 교육의 흐름에 주체로 참여하는 데 필요한 실전 언어 도구입니다.

수어는 교육을 따라가는 언어가 아니라 교육 안에서 자리를 만드는 언어입니다.